사주 상담을 하는 곳에서 챗GPT로 사주 보는 법을 알려 드린다니, 조금 이상하게 들릴 거예요. 그래도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있어요. 요즘은 재회 사주도, 연애 사주도, 결혼 궁합도 먼저 AI에게 물어보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AI의 답이 어긋나는 흔한 이유 하나가 질문이 아니라 계산에 있어요. 여덟 글자가 틀리면, 그 위에 쌓은 풀이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남의 사주 풀이예요.
이 글에는 그대로 복사해 쓸 수 있는 프롬프트 세 가지(재회, 연애와 썸, 궁합)와, 나온 답을 믿어도 되는지 가려 보는 방법을 담았어요. 그 전에 AI에게 맡기면 안 되는 일 하나부터 짚을게요.
여덟 글자는 AI에게 계산시키지 마세요
"1995년 3월 2일 오전 7시생 사주 봐 줘"라고만 물으면, AI는 그 자리에서 기둥을 세워요. 문제는 사주 계산이 달력을 그대로 옮기는 일이 아니라는 데 있어요. 사람이 계산해도 자주 틀리는 자리가 몇 군데 있어요.
- 해가 바뀌는 날. 사주에서 한 해는 1월 1일도, 설날도 아니라 입춘(양력 2월 4일 무렵)에 바뀌어요. 1월이나 2월 초에 태어났다면 띠부터 달라질 수 있어요.
- 달이 바뀌는 날. 달도 매달 1일이 아니라 절기가 들어오는 날에 바뀌어요.
- 태어난 시각. 한국의 표준시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데, 서울은 약 127도에 있어요. 그래서 사주에서는 시계 시각에서 30분 남짓을 빼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시 경계 근처에 태어났다면 시주가 바뀔 수 있어요.
- 서머타임. 1948
1951년, 19551960년, 19871988년 여름에는 시계를 1시간 앞당겼어요. 이때 태어났다면 한 시간을 더 빼야 해요. 19541961년에는 표준시 자체가 지금과 30분 달랐던 것도 함께 봐야 하고요. - 밤 11시 무렵. 하루가 바뀌는 시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일주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순서를 바꾸세요. 여덟 글자는 만세력(사주 계산기) 사이트나 앱에서 먼저 뽑고, 태어난 시각과 서머타임 보정이 들어갔는지 확인한 다음, 그 결과를 AI에게 붙여 넣어요. 그리고 "다시 계산하지 말고 그대로 쓰라"고 적어 두세요. AI가 스스로 기둥을 고쳐 쓰는 일을 막는 한 줄이에요.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1. 재회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어디에 넣어도 똑같이 쓰면 돼요. ○ 자리만 바꿔 넣고, 상대의 태어난 시각을 모르면 "모름"이라고 적는 게 지어 넣는 것보다 나아요.
너는 사주명리 상담가야.
아래 두 사람의 여덟 글자와 대운은
내가 만세력으로 뽑은 거야.
다시 계산하지 말고 그대로 써 줘.
나: 년주 ○○ 월주 ○○ 일주 ○○ 시주 ○○
나의 지금 대운: ○○
그 사람: 년주 ○○ 월주 ○○ 일주 ○○ 시주 모름
그 사람의 지금 대운: ○○
헤어진 지: ○주
헤어진 이유(내가 아는 대로): ○○
마지막 연락: ○월 ○일
알고 싶은 것
1. 두 사람 사이가 끊긴 까닭을
사주로 설명해 줘.
2. 앞으로 6개월 중 그 사람 쪽에서
관계를 돌아볼 만한 달이 있다면
달마다 근거 글자와 함께 알려 줘.
3. 내가 지금 피해야 할 행동 하나.
지킬 것
- 문장마다 근거로 쓴 글자
(천간, 지지, 십성)를 밝혀 줘.
-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해 줘.
- 된다, 안 된다로 단정하지 마.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2. 연애와 썸
썸이나 연애 중이라면,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요?"처럼 예와 아니오로 끝나는 질문보다 방식을 묻는 질문이 쓸모 있는 답을 끌어내요.
(첫 네 줄과 두 사람의 여덟 글자는
재회 프롬프트와 똑같이 적는다)
지금 관계: 썸 ○개월 / 사귄 지 ○개월
요즘 달라진 점: ○○
알고 싶은 것
1. 그 사람이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과
내가 그걸 놓치기 쉬운 자리.
2. 올해 남은 달 중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쉬운 달과 그 근거.
3. 내 사주에서 연애할 때
되풀이되기 쉬운 습관 하나.
지킬 것
- 근거 글자를 밝혀 줘.
-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을 같이 써 줘.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3. 궁합
궁합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일간(태어난 날의 천간) 한 글자로 좋다, 나쁘다를 정하는 거예요. 궁합은 여덟 글자 전체가 어디서 맞물리고 어디서 부딪히는지를 봐야 해요. 이 차이는 궁합 최악 판정을 받은 커플이 7년째 잘 사는 이유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두 사람의 여덟 글자와 대운은
위와 똑같이 적는다)
관계: 연애 ○년 / 결혼 이야기 중
걱정되는 점: ○○
알고 싶은 것
1. 두 사람이 잘 맞물리는 자리 세 가지.
2. 부딪히기 쉬운 자리 세 가지와
그걸 넘기는 방법.
3. 앞으로 3년 중 결혼 이야기를
꺼내기 좋은 해와 그 근거.
지킬 것
- 일간 한 글자로만 판단하지 말고
여덟 글자 전체로 봐 줘.
- 근거 글자를 밝혀 줘.
나온 답, 믿어도 될지 가려 보는 다섯 가지
AI의 답은 매끄러워서 다 맞는 말처럼 읽혀요. 아래 다섯 가지를 한 번씩 대어 보세요.
- 근거 글자가 없는 문장. "올해 하반기에 인연이 들어와요"만 있고 어느 글자 때문인지 없으면, 풀이가 아니라 덕담이에요.
- 이름을 바꿔 넣어도 말이 되는 문장. "겉으로는 밝지만 속은 여린 편이에요" 같은 문장은 누구에게나 맞아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넣어도 어색하지 않다면, 그 문장은 내 사주에서 나온 게 아니에요.
- 기둥이 바뀐 답. 내가 붙여 넣은 여덟 글자와 답 속에 적힌 글자를 대조해 보세요. 한 글자라도 다르면 그 답은 버리고 다시 물어요.
- 좋은 말만 있는 답. 그럴 땐 "이 관계가 어려울 수 있는 이유를 사주로 세 가지 들어 줘"라고 되물어요. 양쪽을 다 들어야 판단할 수 있어요.
- 새 대화에서 달라지는 답. 같은 프롬프트를 새 대화창에서 한 번 더 넣어 보세요. 두 번 다 같은 방향으로 나오는 부분이 믿을 만한 부분이고, 매번 바뀌는 부분은 흘려들어도 돼요.
재회를 "된다" 한마디로 끝내는 답은 특히 조심하세요. 사주로 먼저 읽어야 하는 건 결론 한 줄보다 흐름과 때예요. 재회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을 함께 읽어 보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가 더 분명해져요.
AI가 채우기 어려운 자리
AI는 물은 것에 답해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말, 캡처 속 말투, 연락이 끊긴 날짜, 되풀이된 싸움의 모양은 내가 넣지 않으면 답에 없어요. 넣는다 해도, 그 기록과 사주 속 날짜를 하나하나 맞대어 보는 일은 질문을 어떻게 짜느냐에 크게 달려 있어요.
박도사 상담의 질문지가 긴 이유가 여기 있어요. 두 사람의 기록을 길게 받아서, 사주가 말하는 때와 실제로 일이 일어난 때를 나란히 놓고 읽어요. 리포트를 받은 뒤에 새로 생긴 궁금증은 추가 질문으로 이어 물을 수 있고요.
어느 쪽이 맞다고 말씀드리려는 건 아니에요. AI로 먼저 보고, 답이 엇갈리거나 끝내 막히는 질문만 가져오셔도 괜찮아요. 그 질문이 대개 가장 중요한 질문이거든요.
AI의 답이 엇갈리는 자리를 두 사람의 기록과 함께 읽고 싶다면, 헤어진 사람과의 흐름은 재회 상담에서,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맞물림은 궁합 상담에서 짚어 드려요. 연애 말고도 이직, 이사, 재물의 흐름처럼 궁금한 게 있다면 사주 문답으로 세 가지를 자유롭게 물을 수 있어요. 재회 상담 알아보기 → · 궁합 상담 알아보기 → · 사주 문답 알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