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말을 하면서 상담실에 들어오는 분들의 표정이 다 비슷해요. 부끄러워하는 표정. 자기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표정.
29살 여성분이었어요. 같은 동아리 남자를 1년 넘게 좋아하고 있었어요. 상대는 다정하지만 썸의 경계를 절대 안 넘더래요. 밥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보고, 근데 절대 손을 안 잡아요. "나만 이러고 있는 거죠?"라고 물으면서 눈물이 떨어지더라고요.
"짝사랑 끊어, 자존감 왜 그래." 주변에서 이런 말 많이 들었죠? 인터넷에 검색하면 "일방적인 감정은 자존감이 낮아서"라는 글이 수두룩하고요.
그 말, 맞는 것 같죠? 근데 저는 10년간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수천 번 확인했어요.
짝사랑이 자존감 문제라면, 자존감 높은 사람은 짝사랑을 안 해야 하잖아요.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자기 일에 자신감 넘치고,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유독 연애에서만 먼저 마음을 주는 분들이 있어요. 매번이요. 이게 자존감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예요.
사주에서 식상이라는 에너지가 있어요. 쉽게 말하면 표현의 에너지예요. 이게 강한 사람은 감정을 안에 담아두지 못해요. 좋으면 좋다는 신호를 먼저 보내고, 마음이 가면 몸도 따라가요. 이 구조의 사람은 "쿨하게 기다리기"가 물리적으로 힘들어요. 참으라고 하면 참을 수는 있는데, 그 참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몸에 쌓여요.
반대로 관성의 에너지가 강한 사람이 있어요. 이 구조는 상대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않아요. 관심이 있어도 티를 안 내요. 본인은 "신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상대 눈에는 "관심 없는 것"으로 보여요.
아까 그 29살 여성분의 상대 사주를 보니 딱 관성 구조였어요. 좋아하는 감정이 있어도 먼저 표현하는 게 구조적으로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표현을 못 하는 구조인 거예요. 이 사람의 마음을 여는 방법이 따로 있었어요.
혹시 이런 생각이 스쳤죠? "그러면 나는 왜 맨날 먼저 좋아하는 쪽이 되는 거지?"
식상이 강한 구조의 사람은 관계에서 늘 먼저 문을 여는 역할이에요. 그건 결함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먼저 문을 열어야 관계가 시작되잖아요. 모든 커플의 시작을 보면, 반드시 한 쪽이 먼저 마음을 내밀어요. 그 역할을 하는 구조인 거예요.
문제는 "먼저 좋아하는 것" 자체가 아니에요. 문제는 상대 구조를 모른 채 내 방식대로만 밀어붙일 때 생겨요. 식상이 강한 사람이 관성이 강한 상대에게 "왜 연락 안 해? 나 좋아하긴 해?"를 반복하면, 상대는 더 닫혀요. 반대로 상대의 리듬을 읽고 한 발 물러나면, 그때 상대가 한 발 나와요.
그 29살 여성분한테 말했어요. "이 사람은 당신이 한 걸음 물러나는 순간 비로소 한 걸음 나올 수 있는 구조예요. 일주일만 연락 빈도를 줄여보세요." 5일째 되는 날, 그 남자가 먼저 "요즘 바빠?"라고 연락을 했대요. 1년 동안 한 번도 먼저 연락한 적 없던 사람이.
짝사랑이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먼저 마음을 여는 게 약한 게 아니에요. 다만, 내 구조를 알고 상대의 구조를 읽을 줄 알면 "짝사랑"이 "시작"으로 바뀔 수 있어요. 문을 여는 건 당신의 역할이에요. 근데 그 문을 어떤 방향으로, 언제, 얼마나 여느냐는 상대의 구조를 알아야 판단할 수 있어요.
썸에서 나를 좋아하는 7가지 신호를 봐도 표현 못 하는 구조의 신호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안 잡혀요. 관계 정의 함정에 빠지는 것도 대부분 이 구조 차이를 모를 때 생기는 거예요.
당신이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당신의 강점이에요. 다만 그 강점을 제대로 쓰려면 상대의 구조를 알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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