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새벽 3시에 싱가포르 숙소에서 남자친구랑 통화하다 크게 싸웠어요.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와 1년째 장거리 연애 중인데, 파견 와서 바쁘다 보니 연락이 줄었고 남자친구가 서운해하는 걸 제가 이해 못 했거든요. 저는 바쁜 게 당연한 거고 시간 나면 연락하는 건데, 남자친구는 그게 무관심으로 느껴졌나 봐요. 싸움이 커져서 '우리 이러다 정말 끝나는 거 아니야?'라는 말까지 나왔어요. 해외에서 혼자 감정 처리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궁합 상담을 받았어요. 선생님이 두 사람 사주를 보시더니 '이 관계에서 갈등의 핵심은 애정의 부재가 아니라 표현 방식의 차이'라고 하셨어요. 제 사주가 '감정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구조'이고, 남자친구는 '언어적 확인이 필요한 구조'래요. 제가 바쁘게 일하는 것 자체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자친구는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한 거예요. 이 차이를 알고 나니까 그동안의 싸움이 전부 이해가 됐어요. 저는 행동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한테는 그게 안 보였던 거예요. 반대로 남자친구가 말로 사랑한다고 하면 저는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라고 했거든요. 완전히 엇갈린 거였어요. 같은 사랑을 하면서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매일 길게 통화하는 게 아니라 짧은 메시지라도 감정을 담은 표현을 보내는 게 이 사람한테는 훨씬 효과적이에요.'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남자친구한테도 제 사랑 방식을 설명해주라고 하셨어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당신의 사랑 방식이라는 걸 한 번은 설명해주세요. 이 사람은 이해하면 기다릴 수 있는 구조예요.'라고요. 그 조언 이후로 아침마다 '오늘도 보고 싶어'라고 한 줄씩 보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진짜 어색했어요. 저한테 감정을 글자로 표현하는 게 이렇게 낯선 일인지 몰랐거든요. 근데 남자친구 반응이 확 달라졌어요. 목소리가 밝아졌고 서운하다는 말이 사라졌어요. 이렇게 작은 변화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드는 줄 몰랐어요. 남자친구한테도 제 사주를 설명해줬어요. 제가 행동형이라서 말이 적은 거지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고요. 남자친구가 '그래서 네가 야근하면서도 내 택배를 대신 받아줬던 거구나'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저한테는 사랑의 표현이었는데 남자친구는 그냥 부탁이라고 생각했대요. 서로의 언어를 알게 되니까 쌓였던 오해가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결과지에서 장거리 연애 시 주의할 시기도 짚어주셨어요. '올 가을에 두 사람 모두 업무 스트레스가 몰리는 시기가 있고, 그때 연락 빈도가 또 줄어들 수 있다'고요. 그때는 서로 미리 '바빠질 거야'라고 예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예고 없이 연락이 줄면 상대는 또 무관심이라고 느끼니까요. 이 부분을 미리 알려주셔서 가을 전에 대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장거리 연애 중인 분들한테 이 상담 진심으로 추천드려요. 멀리 있으면 오해가 쌓이기 쉬운데 사주로 서로의 소통 구조를 이해하니까 불필요한 싸움이 줄었어요. 지금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화상통화를 하고 있어요. 짧게라도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니까 멀리 있어도 가까운 느낌이 들어요. 파견 끝나고 한국 돌아가면 가장 먼저 이 사람부터 꼭 안아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