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친구 결혼식에 다녀온 주말이었어요. 부케 받으라고 다들 등을 떠미는데, 웃으면서 받아 들고는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괜히 마음이 가라앉더라고요. 서른에 그 꽃다발을 무릎에 얹고 혼자 앉아 있는 기분이란 게, 좀 그래요. 지난번 재회 리포트에서 선생님이 상대가 먼저 가벼운 연락을 해올 수 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그 사람한테서 별일 아닌 척 메시지가 왔어요. 반가운데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몰라서, 다음 반응을 물으려고 추가질문을 넣었어요. 사실 그 메시지를 받고 한참을 화면만 들여다봤어요. 반가움하고 무서움이 같이 왔거든요. 또 마음을 열었다가 지난번처럼 되면 어쩌나 싶어서요. 이 나이에 또 이런 걸로 흔들리는 게 스스로도 우스웠는데, 그렇다고 모른 척 넘기지도 못하겠더라고요. 어떻게 답해야 이 마음이 덜 다칠지, 그걸 저 혼자 정하기가 겁이 나서 결국 물어본 거예요. 혼자였으면 또 감정에 휩쓸려 다 쏟아내고 후회했을 거고요. 답변은 짧지만 정확했어요. 지금은 반가움을 다 쏟지 말고 딱 한 뼘만 열어두라는 말이 특히 도움이 됐어요. 제가 늘 마음을 다 보여주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이거든요. 그걸 어떻게 알고 미리 눌러주셨는지. 다만 처음 신청할 때 질문 폼에 채워야 하는 항목이 생각보다 많아서, 제 상황을 정리해 적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그 부분만 좀 간소했으면 별 다섯이었을 거예요. 그래도 혼자 끙끙대던 걸 누가 옆에서 정리해준 기분이라, 4점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