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작년에 이혼했습니다. 3년 결혼 생활이었는데 마지막 1년은 지옥이었어요. 매일 싸우고, 침묵하고, 또 싸우고. 이혼 서류에 도장 찍던 날 손이 떨렸어요. 실패했다는 자괴감이 무거웠어요. 주변에서는 젊으니까 다시 시작하면 되지 하는데, 한 번 실패한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나 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혼자 살기 시작한 원룸에 돌아오면 텅 빈 방이 저를 짓누르는 것 같았어요. 불을 켜도 어두운 느낌이 드는 게 이혼 후의 일상이었어요. 그런데 지인 소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났어요. 처음에는 가볍게 밥만 먹었는데 대화가 너무 잘 통했어요. 웃는 포인트가 같고,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마음이 갈수록 무거워졌어요. 이 사람한테 솔직하게 이혼 사실을 말해야 하나, 말하면 떠나지 않을까, 나랑 사귀면 이 사람한테 피해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밤마다 잠을 못 잤어요. 선생님이 제 사주를 보시더니 올해가 새 시작의 원년이라고 하시면서, 과거에 매여있으면 오히려 하늘이 보내주는 좋은 인연을 놓친다고 하셨어요.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맞지 않는 옷을 벗은 거라고요. 새로 만난 사람의 사주도 봐주셨는데 저와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하시면서, 다만 처음 3개월은 감정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서로의 일상을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리고 이혼 사실은 숨기지 말되 적절한 타이밍에 담담하게 말하라고요. 무겁게 고백하듯 꺼내면 상대도 부담을 느끼니까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 속에서 편하게 말하라고 하셨어요. 이혼 후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선생님이 제 사주에서 재혼의 기운이 좋다고 하신 말씀이 큰 용기가 됐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