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상담 받고 나서 먼저 '같이 걸을래?' 하고 말할 용기가 생겼어요. 대기업 마케팅팀 다니는 29살인데 새벽에 결과지 다시 읽다가 후기 남기러 왔어요 ㅋㅋ 회사 동기 남자한테 입사 때부터 마음이 있었어요. 1년 넘게 같은 부서에서 일하면서 점심도 같이 먹고 퇴근 후에 가끔 술도 마시는데, 이게 동료인 건지 썸인 건지 구분이 안 됐어요. 저만 착각하는 건 아닐까 계속 불안하더라고요.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그건 좋아하는 거지' 하는 애들이랑 '그냥 편한 동료일 수도 있어' 하는 애들이랑 반반이라 더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썸상담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상대 사주를 보시더니 '이 사람은 직장에서의 관계를 되게 조심스럽게 다루는 구조여서 감정이 있어도 쉽게 표현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하셨어요. '다만 당신한테 보이는 행동 패턴은 단순한 동료 의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요. 그 말에 심장이 쿵 했어요. 혼자 착각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선생님이 이 남자의 감정 표현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어요. '직접적인 말보다 사소한 배려로 마음을 표현하는 구조여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냥 친절한 것 같지만 본인은 나름의 특별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러고 보면 이 오빠가 저한테만 유독 간식 사다 주고, 제가 야근할 때 먼저 택시비 걱정해주고 그랬거든요. 다른 여자 동기한테는 그런 거 안 해요. 타이밍에 대해서는 '6월 중순 이후에 둘만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흐름이 있다'고 하셨어요. 억지로 만들지 말고 업무 중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황을 활용하라고요. 그리고 제 사주에서 '당신은 상대의 신호를 읽는 능력은 뛰어난데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구조여서, 이번에는 조금만 용기를 내보는 게 좋다'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저한테 꽂혔어요. 항상 확실해야만 움직이는 게 제 패턴이거든요. 실제로 지난주에 팀 회식 끝나고 '나 집 가는 길인데 같이 걸을래?' 하고 먼저 말했어요. 예전의 저라면 절대 못 했을 말인데 결과지 읽고 나서 뭔가 한 발짝 나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 오빠가 '좋지' 하고 웃으면서 같이 걸었어요. 20분 정도 걸으면서 회사 얘기가 아니라 서로 취미나 주말 계획 같은 사적인 이야기를 했어요. 평소에는 업무 이야기만 했는데 그날은 뭔가 다른 공기가 흘렀어요. 같이 걷는데 손이 스칠 뻔한 순간도 있었어요. 그 시간이 진짜 좋았어요. 헤어지면서 '오늘 같이 걸어서 좋았다'고 했더니 '나도 다음에 또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그날 밤에 결과지를 다시 꺼내 읽었어요 ㅋㅋ 선생님 말씀대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 이후로 점심 때 대화도 좀 더 사적인 이야기가 늘었어요. 어제는 '주말에 뭐 해?'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혹시 다음 주말에 같이 뭔가 하자는 건 아닐까 기대 중이에요. 아직 고백은 안 했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결과지가 용기를 준 거예요. 혼자 끙끙 앓고 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요. 진짜로 6월이 끝나기 전에 뭔가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잘 되면 꼭 여기 다시 올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