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솔직히 궁합 같은 거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론 '이거 그냥 좋게좋게 써주는 거 아냐?' 했어요 ㅋㅋ 스물일곱에 외국에 있는 사람이랑 연애 중인데, 결혼까지 생각하려니 이 장거리가 진짜 끝까지 갈 수 있는 건지 확인이 필요했거든요. 밤에 불 끄고 누우면, 이러다 시차에 지쳐서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고요. 장거리 연애를 해본 사람은 알 거예요. 좋을 땐 세상 누구보다 애틋한데, 한 번 어긋나면 그 오해를 풀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걸요. 목소리라도 바로 들으면 풀릴 일이, 시차 때문에 반나절씩 묵으면서 산더미가 돼요. 그렇게 몇 번 크게 부딪히고 나니까, 이 사랑이 아까우면서도 이걸 평생 감당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졌어요. 근데 결과를 읽으면서 그 삐딱한 마음이 슬며시 접혔어요. 선생님이 저희 둘을 보시고는, 좋은 말만 늘어놓는 대신 저희가 부딪히기 쉬운 지점부터 콕 짚으셨거든요. 시차와 거리 때문에 서로 오해가 쌓이기 쉬운 조합인데, 특히 제가 불안하면 연락으로 확인받으려 하고 상대는 그걸 압박으로 느끼는 구조라고요. '두 분은 안 맞는 게 아니라,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각자 다르게 견디는 사람들이에요.' 이 말이 딱 저희였어요 ㅋㅋ 저는 붙어서 확인해야 안심인데, 그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그걸 알고 나니까 그 사람이 답장 늦는 게 마음이 식은 게 아니라 원래 그런 리듬이라는 게 이해가 됐어요. 좋은 말만 해줄 거라던 제 예상이 빗나가서, 오히려 더 믿음이 갔고요. 답장이 늦는 걸 마음이 식은 신호로 읽던 제 버릇이, 그 사람 리듬을 오해한 거였다는 걸 아니까 밤에 덜 불안해졌어요. 확인받으려 다그치던 손도 조금 느슨해졌고요. 결혼은 좀 더 지켜보면서 결정하려고요. 근데 최소한 뭘 조심해야 오래가는지는 알게 돼서, 그것만으로도 신청하길 잘했어요. 막연히 겁만 내던 밤이 좀 줄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