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23살이고 태어나서 처음 사귄 여자친구한테 차였습니다. 한 달밖에 안 사귀었는데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요. 친구들은 한 달짜리가 뭐 대수냐, 만나봐야 한 달인데 뭐가 아프냐 하는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첫사랑인데.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서 손을 잡아본 건데. 그 손의 온도가 아직도 기억나는데. 고백하는 데 3개월이 걸렸어요. 매일 카페에서 마주치면서 말 한마디 못 걸다가 용기 내서 말 건 날, 그 사람이 웃으면서 응 했을 때 세상이 빛나 보였어요. 한 달 동안 매일이 꿈 같았어요. 손잡고 한강 산책하고, 처음으로 커플 텀블러 사고, 사진도 찍고. 전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한 달 만에 "오빠 좋은 사람인데 연인으로는 아닌 것 같아" 라는 말을 들었어요. 좋은 사람인데 연인은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카페에서 듣고 나와서 길거리에서 울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봤는데 상관없었어요. 집에 와서 커플 텀블러를 보다가 또 울고, 한강 사진을 보다가 또 울고. 일주일 동안 그랬어요. 선생님이 제 사주에서 첫 인연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한 구조라고 하시면서, 이게 단점이 아니라 그만큼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위로해주셨어요. 한 달이 짧아서 안 아픈 게 아니라 처음이라서 더 아픈 거라고요. 이 사람은 제 인연이 아니고, 올해 안에 더 깊은 인연이 올 수 있다고 하시면서, 지금의 아픔이 다음 연애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하셨어요. 첫 연애 첫 이별이라 세상이 끝난 줄 알았는데,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플 텀블러는 아직 못 버렸지만 언젠가 웃으면서 버릴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