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그 사람 프로필 사진을 몇 번이나 눌러봤는지 몰라요. 서른여덟이나 먹고, 남들 앞에선 환경 데이터로 논리를 따지는 사람이 정작 문자 하나 앞에서는 열여덟처럼 손이 떨렸어요.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거 하나를 못 견뎌서 결국 상담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그 사람은 표현을 아끼지만 한번 마음을 두면 오래 지켜보는 쪽이라, 지금의 조용함은 무관심이 아니라 재는 중'이라고 하셨어요. 그 문장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매일 밤 최악만 상상하며 저를 갉아먹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예요. 그리움이라는 게 참 이상해요. 보고 싶다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 하루에 내 자리가 없을까 봐 무서운 마음이더라고요. 오늘 그 사람은 뭘 먹었을까, 누구랑 웃었을까, 그 사소한 것들에서 내가 빠져 있다는 게 견디기 힘들었던 거예요. 그걸 이제야 이름 붙일 수 있었어요. 얼마 안 돼서 그 사람이 먼저 주말에 시간 있냐고 물어왔어요. 그 사람은 그 사람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던 거예요. 저는 제 불안을 그 사람 마음으로 착각했던 거고요. 데이터로 세상 다 읽는다는 사람이, 정작 사람 마음 하나는 최악으로만 넘겨짚고 있었던 거죠. 같은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는 분이 있다면, 그 조용함이 꼭 거절은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