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시험을 세 번째 준비하던 달에 이 문답을 신청했어요. 예전에 궁합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서, 이번엔 연애 말고 제 시험 시기를 물어보러 다시 왔고요. 스물넷에 남들 다 취업해서 자기 밥벌이 할 때, 저 혼자 책상 앞에 붙어 있으니 이게 맞나 싶어 밤마다 무너졌어요. 부동산 중개보조로 낮에 잠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생활을 벌써 삼 년째 하고 있는데, 부모님 볼 낯이 없어 명절에도 방에만 있었어요. 친구들 단톡방에 취업했다, 집 계약했다는 소식이 올라올 때마다 저는 슬그머니 대화방을 나갔어요.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가 왜 그렇게 목에 걸리던지요. 뒤처졌다는 감각이 매일 밤 목덜미를 눌렀어요. 사주가 무슨 답을 주겠나 싶으면서도, 누구한테라도 방향을 듣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제 흐름을 보시더니, 지금은 조급함이 제일 큰 적이고 시험운은 내년 봄에 확실히 트인다고, 그때까지 페이스만 지키면 된다고 하셨어요. 몇 년째 캄캄하던 길에 결승선이 어렴풋이 보이니까, 남자가 부끄럽게도 좀 울컥했어요. 막연히 버티던 것과 언제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더라고요. 막막함에 이름표가 붙는 것만으로도, 그날 밤은 오랜만에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잤어요. 다만 시험 말고 같이 물어본 사람 문제는 분석이 좀 짧아서 아쉬웠어요. 그쪽도 더 자세했으면 하는 마음에 4점 드려요. 그래도 캄캄하던 데서 방향 하나를 손에 쥔 건 확실해요. 그거면 지금은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