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블로그에서 프리미엄 상담 후기를 보고 신청했어요. 43살이고 제약회사 연구원인데, 이혼한 지 4년 됐거든요. 최근에 소개로 만난 남자분이 있는데 좋은 사람인 건 알겠지만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게 두려웠어요. 전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이었어요. 결혼 8년 동안 제가 거의 혼자 벌었고 가사도 제가 했어요. 남편은 사업한다면서 돈만 썼어요. 처음에는 응원했어요. 사업이 성공하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랐어요. 근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결과가 없었어요. 오히려 빚만 늘었어요. 제가 약국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벌었는데 그 돈이 남편 사업 자금으로 빠져나가더라고요. 결국 빚까지 생겨서 이혼했어요. 그 이후로 남자가 처음에 보여주는 모습을 못 믿게 됐어요. 처음엔 다 좋아 보이거든요. 전 남편도 처음엔 듬직하고 능력 있어 보였어요. 새로 만난 분도 좋은 사람 같은데 '또 속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올라와요. 결과지가 120페이지쯤 됐어요. 제 사주에서 '관계에서 경제적 책임을 혼자 지는 패턴이 반복되기 쉬운 구조'라고 하셨어요. 제가 무의식적으로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상대를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다고요. 소름이 끼쳤어요. 결혼 전에도 남자친구들한테 항상 제가 더 많이 해줬거든요. 데이트 비용도 제가 더 많이 냈고 기념일 선물도 항상 제가 더 비싼 걸 사줬어요.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정도로요. '이 패턴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반복을 끊는 시작이에요. 당신은 누군가를 먹여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에요.'라는 문장에서 울었어요. 40년 넘게 살면서 처음 듣는 말이었어요. 저는 항상 잘해줘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돌봄이 곧 사랑이라고 배웠어요. 근데 그게 저를 소진시키는 패턴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새로 만나는 분 사주를 분석해주셨는데 '경제적으로 자립한 구조이고 파트너에게 의존하는 패턴이 없다'고 하셨어요. 이전 관계와 완전히 다른 조합이래요. 이 사람이 저한테 맞는 구체적인 이유를 항목별로 써주셨는데 읽으면서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어요. 결과지 후반부에서 '재연애 시 주의사항'도 정리해주셨어요. 제가 또 혼자 다 하려는 패턴이 나올 수 있는 시점과 그때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써주셨어요. '상대가 자기 몫을 할 때 그걸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해요. 해주는 게 사랑이 아니라 함께하는 게 사랑이에요.'라는 말이 오래 남아요. 지금은 그분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있어요. 지난주에 그분이 밥값을 내려는데 제가 습관적으로 카드를 꺼냈어요. 순간 결과지 내용이 떠올라서 카드를 넣었어요. 그분이 자연스럽게 계산하더라고요. 작은 일인데 저한테는 큰 변화였어요. 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제가 냈을 거예요. 4년 동안 혼자 버텨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이 결과지가 알려줬어요. 이제 다르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15만 원이 아깝지 않아요. 제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시점에 받은 상담이었어요. 이 결과지를 읽고 나서 처음으로 '나는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0년 넘게 그 반대로 살아왔는데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