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솔직히 나이 차이 때문에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제가 서른아홉인데 상대는 한참 연하거든요. 은행에서 종일 숫자를 다뤄 계산은 빠른데, 이 마음만큼은 도무지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ㅋㅋ 대출 이자는 암산으로 뚝딱 뽑으면서, 얘 마음의 이자율은 왜 이렇게 안 잡히는지. 저울에 안 올라가는 게 딱 하나, 사람 마음이더라고요. 열대야에 잠이 안 와서 휴대폰만 뒤집었다 엎었다 하다가, 홧김에 썸 상담을 신청했어요. 얘가 진짜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편한 누나인 건지 그게 궁금했어요. 밥을 먹어도 자꾸 그 애 답장만 기다리느라 맛을 몰랐어요. 이 나이에 연하 앞에서 이러는 내가 우습기도 하고요. 다 큰 어른이 답장 하나에 하루 기분이 오르내리는 게 스스로도 민망했어요. 그래도 좋은 마음은 나이로 눌러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선생님이 '이 사람은 나이 같은 조건을 따지는 쪽이 아니라 편안함에 마음이 열리는 사람인데, 지금 당신한테 딱 그 편안함을 느끼는 중'이라고 하셨어요. 다가올 초가을에 상대 쪽에서 표현이 분명해질 흐름이라고요. 제가 혼자 나이 차이를 계산기에 두드리는 동안, 정작 그 앤 그런 걸 세지도 않고 있었던 거예요. 신기하게도 얼마 전에 그 친구가 먼저 둘이 여행 가자고 하더라고요 ㅋㅋ 나이 차이로 혼자 재던 게 다 민망해졌어요. 같은 걸로 밤잠 설치는 분 있으면, 혼자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일단 상대 마음부터 확인해보시라고요. 저처럼 재다가 좋은 사람 놓치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