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여자친구와 동거 2년째인데 결혼 문제로 매번 싸워요. 여자친구는 올해 안에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고,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느껴요.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결혼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이게 여자친구가 싫어서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부담스러운 거예요. 동거를 시작할 때는 좋았어요. 같이 살면 결혼 연습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살다 보니까 서로의 습관이 부딪히는 지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좋아하니까 맞춰가는 거잖아요. 근데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이게 '결혼해도 되겠다'는 확인인데 저한테는 '이래도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되는 거예요. 결정적으로 힘들었던 건 여자친구가 우는 걸 봤을 때예요. 제가 또 결혼 얘기를 피하니까 화장실에 들어가서 한참 안 나오더라고요. 귀를 대보니까 울고 있었어요. 그때 진짜 나쁜 놈이구나 싶었어요. 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결혼을 못 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나. 선생님이 제 사주에서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유독 큰 구조라고 하시면서, 이게 여자친구 문제가 아니라 제 내면의 두려움이라고 짚어주셨어요. 부모님의 결혼 생활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됐을 수 있다고요. 실제로 부모님이 어릴 때 많이 싸우셨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연결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올해 가을쯤 마음이 정리되는 시기가 온다고 하시면서, 그때까지 솔직하게 내 두려움을 여자친구에게 공유하라고요. 분석은 정말 좋았는데 구체적인 결혼 시기에 대한 답이 좀 더 명확했으면 해서 별 4개입니다. 그래도 제 두려움의 근원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