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잘 지냈어?' 3년 전 같이 일하던 동료한테서 어느 날 갑자기 이 메시지가 왔어요. 퇴사하면서 연락이 끊겼던 사람인데, 하필 왜 지금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 뒤로 몇 번 만나긴 했는데 이게 그냥 반가움인지 다른 마음인지 헷갈려서, 자려고 누우면 그 네 글자만 자꾸 떠올랐어요. 결국 썸 상담을 받았어요. 선생님이 '이 사람은 즉흥적으로 연락한 게 아니라, 오래 마음에 두고 있다가 이제야 용기를 낸 흐름'이라고 하셨어요. 갑작스러운 연락이 사실은 오래 묵은 마음이었다는 거예요. 그 말에 지난 몇 주가 통째로 다르게 보였어요. 같이 일할 때 유독 제 자리에 자주 들르던 것도, 퇴사한 뒤 3년이나 지나 굳이 저를 다시 찾은 것도, 흩어져 있던 장면들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더라고요. 혼자 넘겨짚으며 재던 시간이 좀 머쓱해지면서도, 나만 마음이 기운 게 아니었구나 싶어 어깨가 툭 내려갔어요. 혼자 앓던 게 아니었다는 안도가, 그 어떤 확답보다 컸어요. 다만 아쉬운 건, 이걸 PDF로 받다 보니 밖에서 문득 다시 보고 싶을 때 파일을 찾아 열어야 하는 게 번거로웠어요. 그 사람 만나기 전에 지하철에서 한 대목만 다시 확인하려다, 메일이며 다운로드 폴더며 한참을 뒤졌거든요. 정작 필요한 순간에 못 여니까 좀 답답했어요. 앱에서 바로 열어볼 수 있거나 알림처럼 띄워주면 훨씬 편할 것 같아요. 내용은 정말 좋았는데 그 점이 살짝 걸려서 별 네 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