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솔직히 이 고민을 누구한테도 못 했어요. 결혼 7년 차 39살인데 아이가 없어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시댁 압박도 있고 남편도 말은 안 하지만 원하는 게 느껴져요. 저는 아이를 갖는 것에 확신이 없어요. 이 문제로 남편이랑 대화를 시도하면 항상 어색하게 끝나요. 남편이 저를 이해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이해하면서도 원하는 게 다른 건지 구별이 안 돼서 궁합상담 받았어요. 선생님이 남편 사주에서 '가족에 대한 욕구가 있는 구조이지만 배우자의 의사를 무시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하셨어요. 아이를 원하지만 저를 잃는 게 더 두렵다는 에너지가 보인다고요. 그 말에 놀랐어요. 남편이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거든요. 제 사주에서는 '인생에서 선택의 기준이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기 확신이어야 하는 구조'라고 하셨어요. 시댁 눈치나 사회적 기대 때문에 결정하면 나중에 후회한다고요. 이 말이 진짜 필요했어요. 선생님이 '이 대화를 남편이랑 한 번은 제대로 해야 해요'라고 하시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좋은지도 써주셨어요.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아이에 대해 확신이 없고 그 이유가 이런 거다'라고 먼저 설명하라고요. 그대로 했어요. 남편이 처음으로 '네가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돼'라고 했어요. 7년 만에 처음 들은 말이에요. 결과지가 이 대화를 가능하게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