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결론부터. 나이 신경 쓰지 말라는 답을 받았고, 그 말대로 하고 있다. 스물아홉이고 MD로 일한다. 썸 타는 상대가 나보다 어린데, 내가 연상이라는 게 자꾸 걸렸다. 티는 안 냈지만 혼자 재던 밤이 많았다 ㅋㅋ 메시지 하나 보내기 전에, 이 말이 나이값 못 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까 지웠다 썼다를 반복했다. 밥 먹다가도 문득 그 생각이 끼어들어서 숟가락을 놓은 적도 있다. 좋아하는 마음보다 나이 차이라는 벽이 먼저 떠오르는 게 스스로도 답답했다. 그 사람 나이대는 이런 나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혼자 시나리오만 잔뜩 썼다. 정작 그 사람한테 물어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면서. 주변엔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남자가 나이 때문에 소심해진다고 하면 다들 웃을 것 같아서, 혼자 끙끙대다 썸 상담을 신청했다. 선생님이 그 사람은 나이를 조건으로 안 보고, 상대가 안정적인 사람인지를 보는 구조라, 오히려 내 쪽이 나이 때문에 스스로 사려 넣는 게 유일한 걸림돌이라고 하셨다. 내가 말한 적도 없는 그 눈치 보는 습관을 짚으셔서 좀 놀랐다. 벽을 세운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였던 거다. 다가갈 타이밍도 이달 안이라고 콕 집어주셨다. 나이 얘기를 먼저 꺼내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지 말라는 조언도 함께였고. 생각해보니 나이 숫자에 갇혀 있던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였다. 재던 걸 접었더니 대화가 훨씬 편해졌다 ㅋㅋ 진작 물어볼 걸 그랬다. 나이 숫자 붙잡고 혼자 끙끙댄 몇 달이 좀 아깝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