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독일 뮌헨에서 일하고 있고 여자친구는 서울에 있어요. 시차가 8시간이라 통화할 시간 맞추기가 지옥입니다. 제가 퇴근하면 한국은 새벽 1시, 한국이 저녁 7시면 저는 오전 11시에 한창 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서로 잠을 줄여서라도 매일 통화했는데 반 년이 지나니까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어요. 더 힘든 건 물리적 거리 때문에 공유할 수 있는 일상이 없다는 거예요. 여자친구가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 있었어" 하면 공감은 되는데 거기 있어줄 수가 없잖아요. 힘들 때 안아줄 수도 없고, 맛있는 거 같이 먹으러 갈 수도 없고. 화면 너머로 보는 얼굴이 그리워서 오히려 더 힘들 때도 있어요. 전화 끊으면 혼자 남겨진 유럽의 밤이 무겁게 내려앉아요. 뮌헨 시내를 걸을 때 커플들이 손잡고 지나가면 괜히 주머니에 손을 넣게 돼요. 잡아줄 손이 없는 게 이렇게 허전한 줄 몰랐어요. 비행기 값도 문제예요. 한국 왕복이 200만 원이 넘으니까 자주 갈 수도 없고, 1년에 두세 번 만나는 게 전부예요. 공항에서 헤어질 때마다 뒤돌아서 울어요. 마지막으로 인천공항에서 헤어질 때 여자친구가 출국장 유리문 너머로 흔드는 손이 점점 작아지는 게 보였어요. 그 손이 안 보일 때까지 서 있다가 혼자 지하철을 타는 여자친구 생각에 가슴이 무너졌어요. 선생님이 두 사주에서 원거리 인연의 끈이 아주 강하다고 하시면서, 이 관계는 거리로 끊어질 타입이 아니라고요. 올해 하반기에 본사 발령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본사에서 한국 복귀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어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요. 좋았는데 복귀 시기를 좀 더 구체적인 달로 좁혀주셨으면 해서 별 4개입니다. 그래도 이 고통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뮌헨의 밤이 조금 덜 외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