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재회하고 두 달쯤 됐을 때 이 질문을 넣었어요. 다시 만나기까지가 힘들었으니, 이번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말복도 지나고 여름 끝자락이 되니까, 붙어 있어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지는 그런 시기였어요. 다시 만났는데도 밤에 이유 없이 잠이 얕아지는 날이 있었고요. 다시 만난 게 좋으면서도, 마음 한편엔 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 있었어요. 어렵게 되찾은 사람이니까 또 잃을까 봐요. 그래서 서운한 게 생겨도 삼키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괜히 분위기 깰까 봐 넘겼어요. 그러다 문득, 예전에 우리가 헤어진 게 바로 이렇게 서로 말을 삼키다 곪아서였는데 싶어 덜컥 겁이 났어요.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이 필요했어요. 지난 재회 리포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이번엔 재회 후에 이 관계를 어떻게 지켜가야 하는지를 물었어요. 선생님은 저희 두 사람이 다시 예전처럼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지면, 헤어질 때 그 문제가 똑같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짚으셨어요. '두 분은 붙어 있는 시간보다, 각자의 숨 쉴 틈을 지키는 게 오래가는 열쇠예요.' 이 말이 특히 와닿았어요. 익숙함에 기대서 표현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조언이 저희한텐 딱 필요한 거였어요. 헤어졌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거든요. 곁에 있는 게 당연해지면서 고맙다는 말도, 서운하다는 말도 다 삼켜버린 거요. 다시 만난 사이가 오래가려면 결국 표현이 문제라는 걸, 저희는 한 번 잃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래서 이번 답을 받고 제일 먼저 한 게,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다시 고맙다고 말하는 거였어요. 한 가지 불편했던 건, 예전에 받은 리포트를 다시 열어보려는데 재열람 링크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한참 헤맸다는 거예요. 메일함을 뒤지느라 시간을 좀 썼어요. 그 부분만 좀 더 쉬웠으면 했어요. 답변 내용 자체는 만족해서 4점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