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요즘 주말마다 친구들 결혼식이에요. 부케 받으라는 소리 들으며 구석에 혼자 앉아 있다 보면, 나는 대체 뭐 하고 있나 싶은 기분이 슬그머니 올라오더라고요. 서른일곱이에요. 지금 만나는 사람은 외국에서 일해서, 결혼을 하려면 제가 삶의 터전을 통째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에요. 사랑만으로 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말도 문화도 다 낯선 곳에서 이 사람이랑 정말 오래 갈 수 있을지, 그 확신이 없으면 도저히 비행기를 못 탈 것 같았어요. 밤이면 지도 앱으로 그 낯선 도시를 하염없이 들여다보다가, 여기서 나 혼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버틸 수 있을까 싶어 겁이 나곤 했어요. 그 마음으로 궁합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두 분은 가치관의 뿌리가 닮아서 환경이 아무리 달라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제가 낯선 곳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시기가 반드시 오는데, 그때 상대가 저를 얼마나 세심하게 붙잡아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짚어 주셨어요. 그 부분은 저 혼자서는 절대 못 봤을 지점이라, 오히려 그 경고 하나가 제일 든든했어요. 막연한 겁이 대비할 수 있는 걱정으로 바뀌었으니까요. 삶의 터전을 통째로 옮긴다는 게 사랑 하나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저도 알아요.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낯선 곳에서 저 혼자 주저앉을까 봐요. 근데 선생님이 그 고립감의 시기를 콕 집어 주시고, 그때 상대가 저를 붙잡아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하시니까, 그 막연한 공포가 대비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제로 바뀌었어요. 저는 그 대목을 그 사람한테도 그대로 보여 줬어요. 내가 이맘때쯤 힘들어할 테니 그때 네가 좀 더 살펴 달라고요. 겁을 숨기는 대신 미리 꺼내 놓으니, 오히려 둘 사이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다만 표현이 좀 어려운 대목이 몇 군데 있었어요. 명리 용어가 나오는 부분은 무슨 말인지 두세 번을 다시 읽어야 겨우 이해가 갔어요. 저 같은 사람은 그런 데서 한 번씩 걸리니까, 조금만 더 쉽게 풀어 주셨으면 했어요. 그래도 방향은 확실히 잡았으니 4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