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좋아하는 남자가 돌싱이에요. 이혼 경험이 있고 5살짜리 아들이 한 명 있는데 격주로 주말에 데리고 있어요. 저는 초혼이고요. 처음에 돌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망설였어요. 주변 반응이 뻔하잖아요. 실제로 엄마한테 말했더니 "첫 결혼도 못 지킨 남자를 왜 만나냐"고 하셨어요. 친구도 "초혼인데 굳이 짐 있는 남자를 왜" 하고요. 그런데 이 사람을 알면 알수록 편견이 부끄러워졌어요. 이혼 사유를 들어보니까 전 부인의 도박 문제였고, 아이를 위해 양육권을 따낸 책임감 있는 사람이에요.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좋은 아빠예요. 무릎 꿇고 눈높이 맞춰서 이야기하고, 아이가 떼를 써도 소리치지 않고 안아주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한번은 아이가 넘어져서 울었는데 이 사람이 달려가서 안아 올리면서 "아프지? 아빠가 호 해줄게" 하는 거 보고 마음이 완전히 무너졌어요. 이런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어서. 문제는 부모님 설득이에요. 아직 사귀자는 말도 안 했는데 고백 전부터 이게 걸려서 진전이 안 되고 있어요. 사귀고 나서 부모님 반대에 부딪히면 더 힘들어질까 봐 미리 겁을 먹은 거예요. 선생님이 상대방 사주를 보시더니 전 결혼에서 많이 성장한 사람이라 두 번째 관계에서는 훨씬 성숙하게 행동할 타입이라고 하셨어요. 아이 문제도 제가 걱정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고. 부모님 설득은 올여름에 자연스러운 기회가 보이니까 서두르지 말고, 먼저 두 사람 사이의 신뢰를 충분히 쌓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고민이 산더미였는데 한결 가벼워졌어요. 주변 시선 때문에 포기할 뻔했는데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번 주에 고백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