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미안해, 사실은 그게 아니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5년이 통째로 무너졌어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큰 거짓말도 아니었는데, 자잘한 게 쌓이고 쌓이니까 신뢰가 통째로 흔들리더라고요. 차 파는 일을 하다 보니 처음 본 손님 표정 읽는 건 좀 하는데, 정작 5년을 만난 사람 마음은 못 읽었다는 게 웃겼어요 ㅋㅋ 헤어지고 나서도 미련보다 배신감이 더 컸어요. 그래서 재회 상담도 재회하려고가 아니라, 그냥 이 마음 좀 정리하려고 신청한 거였어요. 겉으로는 멀쩡하게 고객 미팅 다니고 계약서 넘기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그 말만 곱씹고 있었거든요. 웃으면서 차 키를 건네주는데 머릿속은 온통 그 사람 생각이라, 하루가 두 겹으로 흘렀어요. 근데 선생님이 그 사람 구조를 보시더니, 갈등을 피하려고 순간을 모면하는 거짓말을 하는 유형이지 사람을 작정하고 속여먹는 유형은 아니라고, 그 둘은 결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그게 잘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가 겪은 게 악의는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니 미움이 좀 옅어졌어요. 재회를 하든 안 하든, 그 신뢰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방향을 짚어주셔서, 적어도 제가 뭘 보고 결정하면 되는지는 또렷해졌어요. 무작정 용서하라거나 무작정 끊으라는 게 아니라, 이런 점을 확인하고 나서 정해도 늦지 않다는 말이라 오히려 믿음이 갔어요. 배신감이라는 감정 하나에 휩쓸려서 5년을 통째로 지워버릴 뻔했는데, 한 발 물러서서 보게 됐어요. 표정은 잘 읽는다고 자부하던 제가, 정작 제일 가까운 사람 마음은 오래 오독하고 있었던 셈이죠. 5점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