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결론부터 적자면, 이직은 하되 지금은 아니라는 답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답이 맞는 것 같아서 4점을 줍니다. 웹툰 어시스턴트로 일해요. 마감에 치이다 보면 연봉을 더 주는 데로 갈지, 사람답게 잘 수 있는 데로 갈지 계속 저울질하게 돼요. 콘티를 그리다가도 펜이 멈추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날이 늘었어요. 손은 선을 긋는데 머리는 딴 데 가 있으니 컷이 자꾸 어그러졌고요. 예전에 사람답게 자고 사람답게 밥 먹던 때가 자꾸 그리워서, 지금 이 자리가 더 버거웠어요. 예전에 재회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서, 이번엔 일 문제로 문답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제 사주는 돈을 좇아 급하게 움직이면 그 자리에서 또 소모되는 흐름이고, 내년 봄 이후에 워라밸을 기준으로 옮기면 오래 붙어 있을 자리를 만난다고 하셨어요. 제가 사실 연봉 숫자만 보고 성급하게 이력서를 넣던 참이었어요. 그 조급함이 왜 매번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지, 그 반복의 이유를 짚어주시니까 담담하게 납득이 됐어요. 급한 게 나쁜 게 아니라, 급할 때 고른 자리가 늘 저를 갈아 넣는 자리였던 거예요. 돌아보니 저는 늘 도망치듯 옮겼어요. 지금 여기만 벗어나면 나아지겠지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고른 자리는 얼마 못 가 또 똑같이 저를 소모시켰고, 저는 또 도망칠 궁리를 했죠. 그 굴레를 시기로 끊어주는 답이라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이번엔 도망이 아니라 준비를 하려고요. 내년 봄까지 포트폴리오도 정리하고, 옮길 곳을 워라밸 기준으로 미리 추려두기로 했어요. 급하게 튀어나가는 대신 때를 기다리는 게 이렇게 마음 편한 일인 줄 몰랐어요. 다만 결과지가 오기까지 며칠이 생각보다 초조했어요. 답이 궁금해서 손에 일이 잘 안 잡힐 정도였어요. 마감 있는 사람한테 그 며칠이 짧지 않더라고요. 내용은 방향을 잡아줘서 좋았지만 그 점은 아쉬웠어요. 4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