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대학교 선배랑 1년 반 사귀고 있는데 선배가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 학교 다닐 때는 매일 학생식당에서 같이 밥 먹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캠퍼스 벤치에서 손잡고 앉아있었거든요. 그때는 하루에 서너 시간은 같이 있었어요. 지금은 한 달에 두세 번 만나기도 빠듯해요. 선배가 신입 연수 받을 때는 이해했어요. 바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정식 배치 받고 나서도 변한 게 없어요. 주중에는 야근이 잦아서 전화도 못 하고, 주말에도 피곤하다면서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해요. 그럴 때마다 '나는 네 우선순위에서 어디쯤인 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해요. 한번은 주말에 같이 영화 보자고 했더니 "다음 주는 어때? 이번 주는 좀 쉬고 싶어" 해서 그날 밤에 혼자 울었어요. 나는 만나고 싶은데 넌 쉬고 싶어? 혼자 자취방에서 불 끄고 누워있는데 천장이 흐릿하게 보이면서 눈물이 베개를 적시더라고요. 더 불안한 건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에요. 선배가 "오늘 팀 회식했는데 새로 온 여자 사원이 재밌더라"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거든요. 질투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속으로는 미치겠어요. 그 사람이랑 매일 같은 공간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나는 한 달에 두세 번 겨우 보는 사이가 된 거잖아요. 선생님이 상대방 사주에서 올해 직장 적응에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쏟는 시기라 연애에 소홀해 보이지만 감정이 떠난 건 아니라고 하셨어요. 내년 봄쯤 직장이 안정되면 관계도 다시 회복된다고요. 그리고 중요한 조언으로, 만나는 횟수보다 만남의 질이 중요하다면서 매번 '왜 안 만나줘?'보다 '만나면 이런 거 하고 싶어'라고 긍정적으로 접근하라고요. 분석은 좋았는데 제 사주 분석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게 아쉬워서 별 4개 드려요. 그래도 기다릴 이유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