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솔직히 저는 커플 궁합 같은 거 안 믿는 쪽이었어요. 그런데도 신청한 건, 이 사람이랑 정말 끝까지 갈 수 있을지 그거 하나만은 꼭 확인하고 싶어서였어요. 응급구조사라 저는 매사에 계획하고 대비해야 마음이 놓여요. 최악을 먼저 상정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이거든요. 근데 이 사람은 그때그때 기분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라, 여행 하나를 가도 저는 동선을 분 단위로 짜는데 이 사람은 가서 정하자는 식이에요. 그게 자꾸 쌓이니까 사소한 걸로 계속 부딪쳤어요.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 그게 늘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었어요. 선생님이 두 사람 사주를 보시더니, 이건 누가 맞고 틀린 게 아니라 안정으로 불안을 다스리는 사람과 자유로 숨을 쉬는 사람이 만난 조합이라고 하셨어요. 서로의 방식을 결함으로 보는 순간 싸움이 되지만, 역할을 나누면 오히려 서로의 빈 곳을 채운다고요. 큰 틀은 제가 잡고 세부는 이 사람의 즉흥에 맡겨보라는 조언이 의외로 현실적이었어요. 제 대비성이 이 사람한텐 답답함이 아니라 안심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늘 제가 유별난가 싶던 마음이 놓였고요. 사실 저는 이 사람의 즉흥이 늘 불안했어요.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게 제 직업인데 사생활까지 예측이 안 되면 못 버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다 통제하려 들수록 이 사람이 숨 막혀 했다는 걸, 리포트를 보고서야 알았어요. 완벽한 대비만이 관계를 지키는 줄 알았는데, 어떤 틈은 비워둬야 상대가 들어올 자리가 생기더라고요. 새벽 근무를 마치고 지쳐 들어와 이 사람과의 다툼을 곱씹던 날이 많았는데, 이제 그 다툼의 정체를 아니까 마음이 한결 놓여요. 다만 결과지를 다시 보려는데 재열람 링크를 찾기가 어려워 한참 헤맸어요.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내용이라 더 그랬고요. 그 부분만 좀 편해지면 좋겠어요. 그거 하나 빼면 만족해서 4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