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계획표대로 사는 사람과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한 지붕 아래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매일이 작은 전쟁이에요. 독립서점을 혼자 꾸린 지 여덟 해, 저는 아침에 눈뜨는 시간부터 서가 정리 순서까지 분 단위로 짜두어야 하루가 굴러가는 사람이라, 즉흥적인 그 사람 앞에서는 늘 눈썹부터 올라가 있었어요. 솔직히 궁합이라는 게 좋은 소리만 늘어놓는 거 아닐까 싶어 기대는 접고 신청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제가 적어 내지도 않은 대목을 먼저 짚으시더라고요. 두 분은 시간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반대라, 상대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흐름을 그때그때 몸으로 읽는 구조라고요. 저는 그 사람이 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만 여겨왔거든요. 그 한 문장에 지난 다툼들이 다르게 개어졌어요. 싸움을 없앨 순 없어도 왜 어긋나는지를 알면 화가 향하는 자리가 달라지더라고요. 사람을 고치려 들지 말고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풀라던 조언도 서점 살림처럼 현실적이었고요. 그 사람이 벗어둔 겉옷 하나, 아무렇게나 되꽂아둔 책 한 권에도 날을 세우던 제가 요즘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저녁이 늘었어요. 미워서 세운 날이 아니라 그 사람 손길이 닿은 자리가 자꾸 눈에 밟혀서였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다만 결과지가 손에 들어오기까지가 저한테는 유독 더디게 느껴졌어요. 성미가 성미인지라 그새를 못 참고 하루에도 몇 번씩 메일함을 열었고요. 내용은 값을 했지만 기다림이 길었던 건 사실이라, 4점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