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세 번이나 똑같이 끝났는데, 이게 우연일까요? 서른아홉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면서 남들 앞에선 멀쩡한 척하는데, 연애만 하면 늘 같은 자리에서 주저앉았어요. 상대는 매번 다른 사람인데 결말이 판박이인 게 무서웠어요 ㅋㅋ 세 번째로 비슷하게 헤어지고 나서, 이제는 상대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구나 싶어 프리미엄을 신청했어요. 남들 앞에선 그렇게 당당한 사람이 왜 사랑 앞에서만 작아지는지, 그게 늘 수수께끼였거든요. 15만원이 부담이긴 했는데,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값보단 싸다 싶었어요. 선생님이 리포트에서 제 결핍의 뿌리를 짚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당신은 사랑받는 순간에도 이게 언제 사라질까부터 걱정하는 사람이라, 상대가 떠나기 전에 자기가 먼저 관계를 흔든다'고 하셨거든요. 세 번 다 제가 먼저 불안해서 들쑤셨다가 끝난 거였어요. 더 뭉클했던 건, 그 뿌리가 어린 시절 결핍에서 왔다는 걸 짚으시면서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그때 살아남으려고 익힌 방식'이라고 하신 거예요. 나를 탓하러 갔다가 오히려 어릴 적 저를 안아주는 기분이 들어 한참을 울었어요. 그 반복의 진짜 이름을 알고 나니, 이상하게 숨이 좀 쉬어지더라고요. 다음 연애가 어떨진 몰라도, 적어도 같은 자리에서 또 무너지진 않을 것 같아요. 그거면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