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휴가지에서 다들 둘씩 짝지어 웃는 걸 보다가, 문득 제 몸부터 챙기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흔둘, 혼자인 게 서러운 게 아니라 아프면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무섭더라고요. 리조트 로비에서 열이 오르는데 물 한 잔 떠다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 외로움보다 겁이 먼저 왔어요. 예전에 썸 상담을 받았던 게 인연이 돼서, 이번엔 건강을 물었어요. 박도사 사주 문답은 이런 질문도 받아주니까요. 연애 얘기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게, 이 나이에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선생님이 '올해는 몸을 크게 벌이기보다 정비하는 해라, 특히 환절기마다 기관지와 관절을 아껴라'고 하셨어요. 제가 몇 년째 환절기만 되면 앓아눕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앓던 밤들이 그제야 설명되는 것 같았어요. 월별로 조심할 달을 정리해주셔서 미리 검진도 잡아뒀고요. 무섭게 겁주는 게 아니라, 언제 몸을 사리고 언제 편히 지내도 되는지 리듬을 알려주는 느낌이라 마음이 놓였어요. 혼자 맞은 휴가지의 밤이 유난히 가라앉던 사람이라면, 누군가 내 몸의 리듬을 함께 짚어준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알 거예요. 소란한 위로가 아니라, 조용히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것 같은 상담이었어요. 혼자여도 나를 챙길 수는 있다는 것. 그거 하나로 그해 여름이 덜 외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