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서른여섯이나 먹고 무슨 애매한 썸이냐 싶으시죠. 저도 딱 그 마음이었어요 ㅋㅋ 이 나이에 사주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제가 좀 우습기도 했고요. 작년 겨울에 회사 밖에서 알게 된 사람이 있었어요. 대화가 잘 통해서 몇 번 따로 만났는데, 이게 사람 대 사람으로 좋은 건지 둘 다 마음이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 거예요. 서른 중반을 넘기니까 이런 애매함이 스무 살 때보다 더 무섭더라고요. 그땐 아니면 마는 거였는데, 지금은 괜히 마음 줬다 편한 사람 하나 잃을까 봐 시작조차 겁이 났어요. 밤마다 그 사람이랑 나눈 카톡을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렸다 하면서, 이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혼자 해석하는 제가 참 한심했어요. 홧김에 신청한 리포트에서 선생님이 '당신은 상대의 호감을 확인하기 전엔 절대 먼저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이라, 이 조심성 때문에 좋은 인연을 여러 번 스쳐 보냈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제가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 제 연애사 전체였어요. 어디서 복붙한 일반론이 아니라 제 얘기라, 읽다가 몇 번을 멈췄는지 몰라요. 혼자가 아니라 누가 내 속을 같이 들여다봐 준다는 것만으로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어요. 솔직히 5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에요. 카드 긁을 때 잠깐 멈칫했어요. 그 망설였던 마음만큼 별 하나만 덜어서, 4점 드려요. 그래도 몇 달을 혼자 앓던 걸 생각하면 아깝진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