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재혼 얘기가 오가는데, 첫 결혼 때보다 지금이 몇 배는 더 겁이 나요. 한 번 크게 어긋나 본 사람은 아실 거예요. 좋은 사람인 건 아는데, 그 확신이 발밑에서 자꾸 미끄러지는 이 느낌이요. 밤이면 잠든 아이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내가 또 사람을 잘못 보면 이 아이한테까지 못 할 짓을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이불 속에서 손끝이 차가워지곤 했어요. 솔직히 첫 결혼이 깨진 게 다 제 탓 같았어요.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그 말을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지나간 장면을 몇 년째 되감기하며 저를 갉아먹고 있었거든요. 그 마음을 안고 두 사람 궁합을 봐 달라고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결과지에서 '두 분은 서로의 아픈 자리를 굳이 들추지 않고 비켜서 기다려 주는 결이라, 첫 관계보다 오히려 느긋하게 오래 갈 구조'라고 짚어 주셨어요. 제가 폼에 적지도 않은 대목인데, 제가 이 사람 곁에서 유독 마음이 놓였던 이유가 정확히 그거였어요. 아픈 걸 캐묻지 않고 제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 그 대목에 나도 모르게 밑줄을 그었어요. 내 탓이라고만 믿고 살아온 지난 시간이 조금은 억울해지더라고요. 그다음 장에서는 두 사람이 부딪칠 지점도 담담하게 알려 주셨어요. 돈을 대하는 방식이 서로 달라서 초반에 한 번은 반드시 조율이 필요하다고요. 좋은 말만 늘어놓지 않고 약한 고리를 콕 집어 주시니까 오히려 더 믿음이 갔어요. 한 가지 아쉬운 건, 결과지를 다시 열어 보려는데 재열람 링크가 어디 있는지 한참을 못 찾았어요. 받은 메일함을 몇 번이나 뒤졌는지 몰라요. 마음이 급한 사람한테는 그 몇 분이 꽤 애가 타거든요. 그 안내만 좀 더 눈에 띄게 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래도 내용은 두고두고 다시 꺼내 읽을 만큼 든든했어요. 나만 탓하던 버릇을 조금 내려놓게 된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값을 한 상담이었어요. 4점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