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카톡 옆에 뜬 1이 사라지는 데 하루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알았어요. 아, 이거 끝나가는구나. 마흔하나에 이런 미적지근한 이별은 또 처음이었어요 ㅋㅋ 대판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답이 점점 느려지다가 어느 날부터 읽고도 답이 없고, 그렇게 흐지부지 남이 됐어요. 차라리 이유라도 알면 좋겠는데 그것조차 없으니까, 밤마다 마지막으로 온 그 짧은 답장을 들여다봤어요. 무슨 잘못을 짚어낼 문장이라도 있나 싶어서 몇 줄 안 되는 걸 계속 곱씹었어요. 내가 그때 그 말을 안 했으면, 좀 덜 보챘으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고요. 명확하게 차였으면 울고 털어버리기라도 할 텐데, 이건 울 자리도 애매했어요. 신청하면서도 이렇게 흐지부지 끝난 걸 무슨 재회 상담까지 하나 싶었는데, 선생님이 제 그 애매한 마음부터 짚으셨어요. 명확하게 차인 게 아니라 서서히 멀어진 거라 마음을 정리할 매듭이 없어서 더 오래 붙잡고 있는 거라고요. 맞았어요. 확실히 끝났다는 말을 못 들어서 저 혼자 계속 문을 못 닫고 있었거든요. 제 탓을 찾아 헤맨 것도, 실은 끝을 인정하기 싫어서였더라고요. 그 사람이 답 없이 넘어간 건 미워서가 아니라 갈등을 정면으로 못 여는 성격이라 그렇다고, 그러니 매달리기보다 제가 먼저 담담하게 매듭을 지어주는 게 낫다고 방향을 주셨어요. 붙잡는 게 아니라 제대로 끝내는 것도 저를 위한 거라는 말이 오래 남았어요. 남이 안 닫아주는 문은 제가 닫으면 되는 거였어요. 그 말이 이상하게 힘이 됐어요. 여태 상대가 끝내주기만 기다리며 문고리를 붙잡고 있었는데, 그 문을 제 손으로 닫아도 된다니까 오히려 홀가분했거든요. 이제 그 짧은 답장은 안 봐요. 다만 신청할 때 질문 폼 항목이 너무 많아서 작성하다 좀 지쳤어요 ㅋㅋ 그 부분만 조금 간소했으면 싶었어요. 내용은 도움이 돼서 4점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