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5년 전에 같은 회사에서 만나 사귀다가 헤어진 사람이 있어요. 그때 제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서로 바빠지고, 결국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면서 흐지부지 끝났어요. 극적인 이별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미련이 남았어요. 확실하게 끝난 느낌이 없으니까요. 5년 동안 가끔씩 그 사람 인스타를 들어가보곤 했어요. 새 남자친구가 생겼나 확인하면서 안도하고, 또 혹시 생겼으면 어쩌나 불안해하고. 미련인 걸 알면서도 못 끊었어요. 술 마신 날에는 연락처를 열어놓고 전화할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폰을 내려놓고 잠들곤 했어요. 근데 최근에 그 사람이 같은 부서로 발령을 받아왔어요. 5년 만에 매일 얼굴을 마주치게 된 거예요. 첫날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서로 굳어졌어요. 어색하게 "오랜만이네" 하고 지나갔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그 뒤로 매일 의식하면서 모른 척하는 게 고문이에요. 회의실에서 맞은편에 앉으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걸음 속도를 조절해서 겹치지 않으려 하고. 상대도 저를 의식하는 것 같아요. 제가 커피 타러 가면 슬쩍 같이 오고, 팀 회식 때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더라고요. 근데 둘 다 먼저 말을 안 걸어요. 5년이라는 시간과 직장이라는 환경이 벽이 되어서. 선생님이 이 인연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면서, 다만 직장 내 관계라 첫 번째보다 훨씬 신중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올여름에 프로젝트 등으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기회가 올 테니 그때 분위기를 살피라고요. 분석은 좋았는데 직장 연애가 다시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나 대안에 대한 조언이 좀 더 있었으면 해서 별 4개입니다. 그래도 이 감정이 미련인지 진짜 감정인지 구분해주신 게 도움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