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퇴근하고 매일 밤 부업 아이템 리스트를 켰다 껐다 했습니다. 시작할 용기는 없고, 안 하자니 조급하고. 스물아홉,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나이입니다. 진작 몇 년 전에 시작했으면 지금쯤 뭐라도 됐을 텐데, 그때 미룬 게 자꾸 발목을 잡았습니다. 예전에 궁합 상담을 한 번 받은 적이 있어서, 이번엔 부업 문답으로 다시 신청했습니다. 연애 상담을 받던 곳에 사업 질문을 하는 게 좀 어색하긴 했지만, 그때 판단이 정확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 다시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조급해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셨습니다. 지금 당장 벌이기보다 올겨울까지는 준비만 하고, 실제 시작은 내년 초가 맞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성격상 판을 크게 벌이면 초반에 힘을 다 써버리는 구조라, 작게 시작해서 반응을 보고 키우는 순서로 가라고요. 큰돈을 먼저 넣지 말라는 조언이 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조급하면 일부터 크게 벌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인데, 그게 제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라는 걸 짚어주신 겁니다. 조급함에 떠밀려 무리했으면 초반에 힘 다 쓰고 크게 데었을 겁니다. 막연하던 조급함이 시기와 순서로 정리되니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매일 밤 리스트만 켰다 껐다 하던 손이, 이제는 겨울까지 뭘 준비해야 할지 적는 데 쓰입니다. 위로도 겉치레도 없이, 담백하게 필요한 답만 받은 느낌입니다. 저 같은 사람한테는 그런 담백함이 오히려 신뢰가 갔습니다. 별점은 다섯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