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연애만 시작하면 롤러코스터를 탔어요. 좋을 땐 하늘을 날다가 사소한 일에 바닥까지 떨어지고, 그 기복에 상대도 저도 지쳐 나가떨어지는 게 매번 반복이었어요. 아침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가 저녁엔 이별을 각오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온도가 뒤집히는 연애였어요. 처음엔 저를 그렇게 만든 상대들이 원망스러웠어요. 왜 다들 나를 못 견디고 떠날까 싶었거든요. 보험설계 일을 하며 남의 인생 리스크는 꼼꼼히 계산해주면서, 정작 제 감정은 왜 못 다스리나 답답해서 프리미엄을 신청했어요. 계약서 앞에선 그렇게 침착한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왜 매번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지 알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리포트에서 '당신은 감정의 진폭이 큰 대신 회복도 빠른 사람인데, 그 큰 진폭을 상대에게 실시간으로 다 흘려보내는 게 관계를 소모시킨다'고 짚으셨어요.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하루만 묵혔다 꺼내는 연습을 하라고요. 그 대목에서 손이 멈칫했어요. 떠난 사람들을 탓하던 마음이, 아 그게 나였구나 하는 데로 조용히 옮겨가더라고요. 상대가 못 견딘 건 제가 아니라, 제가 매번 실시간으로 쏟아낸 감정의 파도였던 거예요. 제 문제를 이렇게 정확히 본 말은 처음이었어요. 다만 100페이지가 넘는 걸 PDF로만 넘겨 보려니 눈이 금방 아프더라고요. 앱에서 챕터별로 나눠 보고 다시 찾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용은 좋아서 4점입니다. 요즘은 욱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 하루만 재워보자고 저를 다독여요. 그거 하나 배운 게 어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