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연봉을 올려 옮길까, 지금의 저녁을 지킬까. 이 저울질만 몇 달째 했어요.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거래처로 가는 차 안에서도 머릿속으로 두 회사를 번갈아 그려봤어요. 사실 지난번에 좋은 이직 기회를 한 번 발로 찬 적이 있어요. 겁이 나서 못 옮겼는데, 그 자리에 간 동기가 훌쩍 큰 걸 보고 두고두고 제 결정을 곱씹었어요. 그때 그러지만 않았다면, 하는 후회가 이번 고민을 더 무겁게 했어요. 또 같은 실수를 할까 봐 이번엔 아무 결정도 못 내리고 몇 달을 흘려보냈고요. 사주로 이직을 묻는 게 뭔가 싶으면서도, 예전에 궁합 상담이 잘 맞았던 터라 한 번 더 믿어봤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두루뭉술 넘어가지 않으셨어요. '당신은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실력이 붙는 구조라, 연봉만 보고 낯선 조직으로 옮기면 첫 1년을 헤맬 수 있다'고 하셨어요. 옮기더라도 내년 봄 이후가 자리 잡기 수월한 흐름이라고 시기까지 짚어주셨고요. 제약 영업이 텃세가 센 편인데 그걸 정확히 봐서 놀랐어요. 지난 후회 탓에 무조건 지르는 게 답인 줄 알았는데, 저한테는 타이밍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짚어주신 거죠. 다만 옮기려는 회사 쪽 기운은, 제가 정보를 덜 드려서인지 분석이 짧았어요. 그 부분이 더 구체적이었으면 해서 4점이에요. 그래도 지난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급함이 아니라 시기로 결정을 잡아준 건 분명해요. 이번엔 발로 차서 후회하든 질러서 후회하든, 적어도 제 구조를 알고 고르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