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작은 독립서점을 혼자 꾸리는 서른네 살입니다. 손님 없는 오후엔 계산대에 앉아 온종일 그녀 생각만 했네요 ㅋㅋ 지난달에 재회 리포트를 받고, 조언대로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연락을 텄어요. 근데 막상 연락이 닿고 나니까 이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가 더 막막하더라고요. 밥은 넘어가는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고, 답장 하나 보내 놓고 읽음 표시가 뜰 때까지 책장 정리하는 척 서성였어요. 어색하게 안부만 주고받다 또 흐지부지될까 봐, 그게 제일 겁이 났어요. 그래서 추가 질문으로 딱 이 부분만 콕 집어 여쭤봤어요. 선생님이 '지금은 무게 있는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 예전에 둘이 함께 즐거웠던 가벼운 소재부터 다시 깔아야 하는 시기'라고 하셨어요. 특히 그녀가 요즘 일로 좀 지쳐 있는 흐름이라, 관계 얘기로 부담을 주기보다 그냥 편한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요. 제가 자꾸 진지하게 매듭부터 지으려던 게 오히려 조급했던 거였어요. 추가 질문이라 분량은 짧았지만, 딱 제가 막혔던 그 지점만 정확히 뚫어 주셔서 만원이 하나도 안 아까웠어요. 요즘은 예전에 같이 웃던 얘기부터 슬슬 꺼내고 있습니다. 대화가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어제는 그녀가 먼저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는데, 그거 하나에 하루 종일 서점이 환했어요 ㅋㅋ 재회 리포트에서 큰 그림은 이미 받았던 터라, 이번엔 딱 막힌 한 곳만 시원하게 뚫으면 됐거든요. 괜히 무거운 말을 꺼내 겨우 튼 물꼬를 막을까 봐 조마조마하던 저한테, 지금은 가벼운 웃음부터 다시 쌓을 때라는 그 방향 하나가 정확한 처방이었어요. 요즘은 서점에 새로 들어온 책 얘기, 예전에 둘이 웃던 얘기를 슬슬 꺼내는데, 대화 끝이 예전처럼 뚝 끊기지 않고 다음으로 이어져요. 그거 하나에 하루가 다 살 만해지더라고요. 짧고 굵게 필요한 답만 받고 싶은 분들한테 추가 질문은 꽤 괜찮은 선택인 것 같아요. 5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