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소개팅 앱에서 만난 지 딱 두 달 됐어요. 서른여덟에 무슨 앱이냐 싶겠지만, 학원에서 애들만 붙잡고 있다 보니 어른 만날 데가 거기밖에 없더라고요 ㅋㅋ 문제는 늘 연락이었어요. 만나면 분위기도 좋고 그녀도 잘 웃는데, 카톡은 제가 안 하면 하루 종일 조용해요. 수업하다가도 자꾸 휴대폰을 뒤집었다 다시 뒤집었다 했어요. 그녀랑 마지막으로 갔던 그 국밥집 앞을 퇴근길에 일부러 돌아서 지나간 적도 있어요. 별것도 아닌 습관 하나하나에 그 사람이 묻어 있으니, 이게 관심이 없는 건지 원래 이런 사람인 건지 도무지 감이 안 왔어요. 사주로 이런 걸 알 수 있나 싶으면서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이분은 마음을 눈앞에서만 확인하는 구조라, 문자로는 감정을 잘 안 드러내는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오히려 제가 연락 횟수에 매달리면 상대가 부담을 느끼는 시기니까, 다음 만날 약속을 잡는 쪽에 힘을 실으라고 하셨어요. 긴가민가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카톡을 좀 줄이고 만날 약속만 편하게 던졌더니, 정말로 그녀 쪽에서 먼저 다음에 어디 가자고 연락이 왔어요. 말씀하신 그대로더라고요. 괜히 연락 개수 세면서 혼자 서운해하던 지난 두 달이 좀 허무했어요. 카톡 개수로 사람 마음을 재던 버릇이 그 두 달 동안 저를 얼마나 갉아먹었는지, 돌아보니 알겠더라고요. 그녀가 답장이 없는 동안 저는 온갖 최악을 다 상상했는데, 정작 그 사람은 그냥 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이제는 답장이 좀 늦어도 예전처럼 안절부절못하지 않아요. 다음에 만나서 뭘 먹을지, 그거나 미리 골라 두는 편이 저한테도 훨씬 마음 편하더라고요. 한 가지, 결과지가 손에 들어오기까지가 저한텐 삼 주처럼 더디게 흘렀어요. 급한 마음에 하루에도 몇 번씩 메일함을 새로고침했네요. 그래도 받고 나서는 기다린 보람 있었습니다. 4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