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왜 나는 매번 도망갈 사람한테만 끌릴까. 몇 년째 스스로한테 던지던 질문이에요. 연애가 다 비슷한 지점에서 어그러지니까, 상대가 문제가 아니라 저한테 뭔가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얼마 전 친구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에 하필 그 사람 생각이 나서, 큰맘 먹고 프리미엄 심층 분석을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제 반복되는 패턴의 뿌리를 짚어주셨는데, 어릴 때부터 애정을 쟁취해야 얻는 것으로 익혀왔다는 대목에서 한참 멈췄어요. 회피형한테 끌린 게 아니라, 쉽게 주어지는 사랑을 오히려 못 믿었던 거예요. 애쓰지 않아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은 어쩐지 심심해서 밀어냈다는 걸, 서른하나에야 알았어요.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사람한테만 심장이 뛰던 게 설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사실은 불안이었더라고요. 매달릴 때에만 사랑받는 기분이 드니까, 편한 사람 앞에선 오히려 허전했던 거예요. 다만 분석이 깊다 보니 표현이 좀 어려워서 두세 번은 읽어야 이해되는 대목이 있었어요 ㅋㅋ. 간호사라 밤샘 근무 끝나고 읽으면 문장이 눈에 안 들어오기도 했고요. 중요한 대목일수록 문장이 길고 개념이 얽혀 있어서, 쉬운 말로 한 번 더 풀어주는 요약이 옆에 붙어 있었으면 했어요. 그 점만 빼면 십오만원이 아깝지 않았어요. 매번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던 이유를 알게 된 것만으로 값을 했으니까요. 별 네 개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