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chive
감정의 크기보다 실제로 무엇이 정리되었는지, 어떤 판단 기준이 남았는지를 중심으로 남겨진 기록입니다.
국제커플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그래서 누가 그 나라로 갈 건데?'예요 ㅋㅋ 서른다섯인데 몇 년째 장거리로 만나면서 결혼 얘기가 나왔는데, 정작 이 현실적인 질문 앞에서 둘 다 말을 아끼게 되더라고요. 사랑은 하는데, 삶의 무게중심을 누가 옮기느냐가 안 풀렸어요. 이러다 이 문제 하나 때문에 몇 년 쌓은 게 다 무너지는 거 아닌가, 그 생각이 자꾸 목을 조였어요. 이걸 사주로 봐도 되나 싶었는데, 궁합 상담에서 이런 것도 짚어준다길래 신청했어요. 선생님이 두 사람은 한 사람이 크게 희생하는 구조로 가면 그 희생한 쪽이 몇 년 뒤에 지치는 흐름이라, 어느 한쪽이 다 맞춰주는 그림은 위험하다고 하셨어요. 대신 몇 년 단위로 번갈아 기준을 옮기는 방식이 두 사람한테는 오래 간다고요. 제가 사실 내가 다 가서 맞추면 되지, 하고 마음을 반쯤 접었던 참이었거든요. 사랑하니까 내가 양보하면 된다고, 그게 어른스러운 결정인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오히려 관계를 조용히 갉아먹는 선택이라는 걸 짚어주시니까 정신이 들었어요. 몇 년 뒤에 지쳐서 상대를 원망하게 될 사람이 바로 저였던 거예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다 내주는 게 답이 아니었던 거죠. 낭만으로만 밀어붙였으면 큰일 날 뻔했다 싶어요 ㅋㅋ 결정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어요.